파일 (F)
도움말
어떤 끝은 끝이 아니라는 걸

   브레멘 음악대 악보집 편집 후기
 
  지난 일 년 간 나의 일상은 브레멘을 제외하고는 한 마디도 설명할 수 없을 듯하고, 어쩌면 전부에 가까웠을지도 모른다. 브레멘 대장으로 스스로를 소개하는 마지막 자리가 이 악보집이라는 사실이 퍽 마음에 든다. 마지막의 마지막인 이 페이지에서는 고마운 이름들을 용기 내어 불러본다. 여기서만큼은  마음을 애써 숨기지 않아도 되니까. 우선 가까운 자리에서 일 년 동안 시간과 마음을 써준 7기 임원들.
 
  나영, 우리의 이름을 늘 씩씩하게 불러주던 나영의 이름을 먼저 불러본다. 자주 부르는 사람은 더 많은 걸 기억하게 되지. 은형, 너와 있으면 어렵고 복잡하게 여겨지는 일들이 놀랍도록 쉬워지고 기꺼이 할 수 있게 돼. 언니들보다 단단했던 윤지가 브레멘에 있어서 기쁘고 환했던 한 해였어. 시은, 늘 우리를 부지런히 담아준 그 두 눈으로 짓던 웃음을 기억해. 동하, 브레멘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뚝딱뚝딱 해결해 준 너에게 지난 일 년이 어떤 시간이었을지 다 알지 못할 만큼 수고했다는 말 전한다. 우리가 바라보지 못할 때도 늘 우리를 성실히 바라봐 주던 최초의 관객, 희성이 우리의 음악 감독이어서 영광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악보집에 적힌 모든 이름들에게, 가자! 외치면 잇따라 외쳐주던 모든 목소리들에게도 끝없는 감사를 전합니다. 어떤 끝은 끝이 아니라는 걸, 우리는 여전히 어디로든 가게 될 거라는 걸 알아요. 그러니 멈추지 말고 계속 가자! 브레멘으로.
 
  25.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