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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욱 - 금자의 미용실

금자의 손에 머리를 맡긴다.

금자의 가위는 나를 위해 움직이고
머리칼은 금자를 위해
타일 위에 쏟아진다.

나의 등은 꼿꼿하고
타일은 하얗다.

머리카락은 제각각의 각도로
오늘을 잊지 못할 것이고

나는 금자의
시간이 되어갈 것이다.

금자는 내 어깨에 두 손을 엊는다.
나의 목
나의 머리칼을
만진다.

미래의 우리는
이런 게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