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유 - 생활 윤리
의자가 스물아홉 개라서 서른번째 나는 의자를 갖고 오는 사람이 되기로 했지.
뭐든 되기로 하면 되는 거지. 의자에 앉아서 생각하다가 의자에 앉아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너는 여기에 없는 사람처럼 구는구나 그
럴 거면 뭐 하러 여기 있는 거야
이런 말을 듣고 나면 손을 쓸 수 없다. 내가 바닥에서 주운 연필만 해도 서른 개가 넘는다. 뾰족한 걸 많이 갖고 있으면 나누고 싶고
다른 애가 되어 일어날 땐
손에 뭐가 묻어 있다. 바닥을 짚었을 뿐이라고 두 손을 허벅지에 문지르면 내가 무릎을 펴는 사람이라서 다행이다.
여기 있으려면 여기 있어야지
백 번 천 번 맞는 말이다. 나는 여기 있으려고 그랬던 거다. 그러니까 화내지 마요. 화가 날 땐 많은 색깔을 갖고 있는 거랬다. 잘 어울린다는 건
원피스와 양말과 운동화
내일의 조합을 생각하면 막 웃음이 나와 하루를 더 살 수 있을 것 같다.